가슴 통증’ 좁아진 심장혈관 탓
통증 15분 이상 지속되면 심근경색 의심
심장은 우리 몸에 혈액을 골고루 공급해 주는 펌프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심장 근육 역시 충분한 에너지와 산소 공급을 필요로 한다. 이렇게 심장 근육에 혈액을 공급해주는 혈관이 ‘관상동맥’이며, 심장의 좌측에 두 개, 우측에 한개가 있다.
관상동맥이 동맥경화증이나 경련 등으로 혈류가 감소되거나 혈관이 막히게 되면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생긴다. 이러한 혈류 부족으로 생기는 심장질환이 ‘허혈성 심질환’이며 대부분이 동맥경화증으로 인해 발생한다.
동맥경화증이란 동맥 안쪽 벽에 생긴 손상으로 콜레스테롤 등 지방질의 침착, 섬유세포나 평활근의 증식, 석회침착 등이 생기고, 동맥의 내경이 좁아져 중요 장기에 혈액 공급이 저하되거나 폐쇄가 일어나서 생기게 된다.
허혈성 심질환은 고령일수록 잘 생기지만,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로 인하여 콜레스테롤 혈증, 비만, 그리고 스트레스로 인하여 젊은 사람에게서도 쉽게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맞이하고 있다. 특히 흡연은 그 심각성이 더하다.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응급실에 찾는 40대의 젊은 환자들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이 하루에 담배 2갑 혹은 최소 1갑 이상임을 확인할 수 있다. 흡연을 하게 되면, 일시적이지만 혈관내피세포의 기능장애가 생겨 급격한 혈류차단을 초래할 수 있다.
협심(狹心)은 말 그대로 심장혈관이 좁아진 것이고 이로 인하여 좁아진 혈관 이하 부위에 근육통이 온다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10~20분 정도 잘못된 자세로 있으면 손발의 혈관이 눌려 근육통이 오는 것을 쉽게 경험하게 되며, 그때 손발을 펴게 되면 혈류순환이 재개통되면서 “저리한 혹은 우리한” 느낌이 오게 된다.
심장근육도 마찬가지이다. 흉통은 주로 운동이나 활동을 하게 되면 심장근육으로 관상동맥 혈류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생기게 된다. 대개 전형적인 안정성 협심증의 경우는 가슴 한 가운데가 뻐근하고 조여오거나 혹은 고추가루를 뿌린 듯 따갑다가 왼쪽 어깨나 혹은 왼팔의 안쪽으로 퍼져나가는 것이 보통이다. 때로는 오른쪽 어깨, 팔, 턱 혹은 목으로 퍼져나갈 수도 있다. 흉통의 시간은 보통 짧게는 1∼2분, 길게는 15분 이내이며 그 이상 지속된다면 큰 관상동맥이 막히는 심근경색이 초래된 경우이기도 하다.
하지만 불안정성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의 통증은 안정성 협심증과는 달리 혈관내의 죽상경화반의 파열로 인하여 혈관이 불완전하게 혹은 완전히 막혀서 오는 경우이기 때문에 통증은 더 오래 지속되거나 통증의 강도가 더 심하기도 하며, 혹은 안정 시에 오기도 한다.
심근경색증 환자의 약 15∼20%는 통증이 없을 수도 있는데 이는 주로 당뇨병 환자나 노약자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환자에서는 활동 중에 통증 보다는 오히려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고령의 환자에서는 조금 비특이적인 증상이 있을 수 있다.
즉 “아랫배가 갑자기 아프면서 구역질이 나더라” 혹은 “오른쪽 상복부 불쾌감이 오면서 어지럽더라” 등의 참으로 애매한 표현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일단 흉통이 생기면 이미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는 바로 혈관확장제인 니트로글리세린을 혀 밑에 넣어보고, 니트로글리세린을 2~3정 사용하여도 증상이 지속된다면 빨리 가까운 응급실을 방문하여야 한다. 병원에서는 불안정형 협심증이나 심근경색증이 의심되면 우선 약물치료를 하면서 필요에 따라서 관상동맥 조영술을 시행하여 협착의 정도와 부위를 확인한 후 풍선 등으로 확장시킨다.
최근에는 동맥경화 부위에 약물 처리된 철망을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여러 혈관이 좁아져 있을 경우나 풍선확장 혹은 철망삽입술이 용이하지 않는 경우에는 우회혈관을 만들어 병변 부위에 혈액을 공급할 수 있는 개심 수술로써 치료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철망 삽입이 되면 완치가 되고 만사가 해결된다고 생각을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가 않다.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자신의 혈관이 비록 조금은 좁지만, 그 상태에서 약물 치료를 하면서 좁아진 혈관, 그대로를 평생 잘 유지해 가는 것이 가장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 김형섭 교수 / 심장내과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 상담 및 문의 : (053)250-7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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