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이 차다’고 모두 심부전일까?
심기능 감소되면 뇌졸중과 심부전 위험 높아
외래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서 “숨이 차서…”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숨이 차면 모두 심부전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물론, 심부전 환자들에서 잘 나타나는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하지만 연령의 증가로 심기능이 감소되어 숨이 찰 수 있으며, 폐기능 등의 호흡기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드물게는 폐동맥이나 선천성 심기형 등이 원인일 수도 있다.
여기에서는 심혈관 영역으로 방향을 돌려서 생각해 보자. 숨이 찬다고 하는 것은 치료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용어이다. 얼마나 숨이 차는지, 어느 정도 활동해야 숨이 찬지, 그리고 언제부터인지 등을 환자와 대화하면서 그 실마리를 찾아보고자 노력을 한다. 환자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과연 숨찬 증상이 일상생활에 얼마나 불편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 젊은 연령의 환자는 거의 비특이적인 호흡곤란이 대부분이며 아마 ‘신경성’이라는 굴레를 환자 스스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듯하다. 즉, 심혈관과는 무관한 증상인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데 있어서 부자연스러운’ 혹은 ‘뭔가 가슴이 답답한’ 등의 호소가 주를 이룬다. 이는 평소에도 늘 그래왔으며, 사회 활동이나 낮 시간에 바쁜 근무 중일 때는 잊어버렸다가, 조용한 밤시간이나 잠을 자려고 누워있다 보면 ‘증상이 생각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다음으로는 심기능 감소와 연관된 호흡곤란이 있다. 여기에 해당되는 환자들은 실제로 활동을 하거나 운동을 할 때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이런 경우에 치료를 시작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왜 심기능 감소가 있는지를 알아야 하는데, 주의해야 할 것은 허혈성 심질환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는 비특이적인 흉통과 함께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가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에 당뇨가 있는 환자나, 평소 심기능이 감소되어 있는 환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허혈성 심질환이 악화되면서 흉통을 느끼기 전에 심기능의 이완기 장애가 먼저 초래되어서 호흡곤란이 생길 수 있다. 이런 경우 약물 치료 전반기에는 반응이 있을 수 있으나, 결국 관상동맥재개통술을 해 주어야 근본 치료가 될 수 있다.
허혈성 심질환 외에 흔한 원인으로 고혈압이 있다. 이런 분들에게 평소에 혈압을 측정해 본 적이 있는지 물어보면, 거의 대부분에서는 혈압을 재어본 경우가 없거나, 있더라도 기억도 못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고혈압이 있었는지 확인할 수가 없다. 그 흔한 건강검진을 받은 적이 잘 없으며, 가끔은 고혈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한다는 부담으로 치료를 하지 않았던 경우이다. 이런 경우에는 약물치료에 상당수 효과가 있다. 또한 치료를 하는 도중에 심기능이 호전되어 혈압이 오히려 상승하는 경우를 종종 발견하게 된다.
그 외에 중요한 요인으로 부정맥을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심방세동이다. 고령일수록, 그리고 음주 및 고혈압 등이 같이 잘 동반될 수 있는데, 주로 문제시 되는 것은 바로 뇌졸중의 위험인자로 더 잘 알려져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심부전에 관여를 하는 것인가?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다는 것은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공급할 수 없다. 따라서 심장은 일은 더 많이 하지만, 비효율적이며, 심장에 부담을 줄 뿐이다. 이는 결국 심기능의 감소를 초래하게 된다. 심방세동이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는 한 평생 뇌졸중과 더불어 심부전의 위험을 안고 살 수 밖에 없다.
물론 상기 설명한 것 외에도 무수한 원인이 있을 수 있다. 치료를 함에 있어서 알 수 없는 여러 가지 요소들이 관여하기 때문에, 치료효과도 쉽게 얻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뚜렷한 원인이 없는 경우에는 환자와 더불어 치료자도 답답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가끔은 오랜 시간을 두고 치료하다 보면, 몇몇 환자들은 자기 환경에, 혹은 자기 증상에 적응을 하여, 치료자 입장에서는 숨통이 트이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오늘도 어느 환자가 진료실 문을 열고 숨참을 호소하며 들어온다. 다시 한번 큰 숨을 들이마시고, 환자를 보며 묻는다, “얼마나 답답합니까?”
● 김형섭 교수 / 심장내과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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