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혈관질환, 여름이라고‘안심’하다간 ‘큰 탈’난다
온도에 비례해 심장박동수 증가 … 이상증상 있으면 즉각 병원 방문
통상적으로 사망에까지 이르는 심각한 심혈관 질환은 주로 겨울철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추운 날씨로 인해 혈관이 수축하여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며 또한 급격한 기온 변화로 심장 근육의 산소 소모량이 많아져서 심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 환경과 신체간 급격한 온도차가 발생하는 것은 여름철, 특히 폭염 시기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 몸은 체온이 높아지면 열을 떨어뜨리기 위해 땀을 흘린다. 땀을 배출하기 위해서 피부 혈관이 넓어지고 혈압을 떨어뜨리게 된다. 이때 반사작용으로 넓어진 혈관에 혈액이 몰리고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기 위해 심장 박동수를 더욱 빠르게 하여 심부담을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또한 혈액이 농축되면서 혈전이 발생할 위험성도 높아진다. 따라서 폭염주의보가 발표되면 심혈관 질환의 예방에 보다 많은 주의를 필요로 한다.
이처럼 무더위가 기승인 여름철을 건강히 나기 위해서는
첫째, 정기 검진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심혈관 질환의 위험인자가 무엇인지를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흡연 등과 같은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경우나 심혈관 질환의 발생률이 높은 중년층 이상이라면 무리한 운동이나 야외 활동을 삼간다.
둘째, 규칙적인 운동을 꾸준히 한다. 1주일에 4~5일 정도 산책이나 조깅 등과 같이 혈액 순환을 도와주는 유산소 운동을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아침이나 저녁 때와 같이 선선한 시간에 하는 것이 좋으며, 한낮에는 운동을 하더라도 평소보다는 운동시간을 줄이고 자주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반면 역기 들기, 팔굽혀 펴기 등 무산소운동은 갑자기 혈압을 상승시키므로 피하도록 한다. 운동 중에는 갈증이 나지 않더라도 물이나 이온 음료 등을 자주 섭취하여 탈수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만약 운동 중에 어지럼증이나 구역질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운동을 즉시 멈추고 휴식을 취하며 수분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운동 후 에어컨 사용에도 유의하여 체온의 급작스런 저하로 혈관 수축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셋째, 찬물에 샤워를 하거나 등목을 하는 데에도 주의해야 한다. 덥다고 갑자기 찬물을 끼얹으면 뜨거운 온도에 확장됐던 혈관이 수축되면서 말초 혈액량이 줄어들게 된다. 말초 혈액의 감소는 곧 심장 혈액량의 증가로 이어져 심장의 부담을 커지게 하므로 미지근한 물을 사용하는 게 좋다.
넷째, 전문의와 상의하여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복용할 수 있다. 저용량 아스피린은 혈액 성분인 혈소판이 서로 응집되는 것을 막아서 혈관 내에 혈전이 생성되는 것을 방지하는 약이다. 그러나 아스피린은 위장관 출혈과 같은 부작용을 나타낼 수 있으므로 전문의와 상의하여 복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위와 같은 점들에 유의하되 심혈관 질환은 언제 어느 곳에서 일어날지 모르는 만큼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겠다.
● 조윤경 교수 / 심장내과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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