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장중첩증은 소장과 대장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장의 일부가 다른 장안으로 마치 ‘망원경’처럼 말려들어가 장막힘을 유발하는 소아 응급 복부질환이다. 말려들어간 장으로 물이나 음식 등이 통과하지 못하고 장의 부종이 진행되어 오랜 기간이 지나면 장이 괴사된다. 소아 장막힘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 장중첩증은 소아에서는 특별한 이유 없이 발병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장중첩증은 빨리 진단될 경우 대부분 큰 문제없이 해결된다.
● 어떤 증상을 호소할까?
간헐적인 심한 복통으로 아이가 심하게 보채는 경우, 기저귀에 딸기잼이나 젤리 같은 형태의 변을 보는 경우, 복부에 덩어리가 만져지는 경우, 복부 팽만이 생긴 경우, 녹색의 구토를 하는 경우, 설사 및 발열이 있는 경우 소아 장중첩증을 의심할 수 있다. 심하면 탈수가 진행되어 아이가 쳐지게 되는데 이런 경우는 즉시 응급실로 가야 한다.
아이들의 경우 의사소통을 울음으로 하기 때문에 장중첩증의 초기 증상은 평소 건강하던 영아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비명 같은 울음소리를 내는 경우가 많다. 특히 울면서 무릎을 가슴쪽으로 움직이며 반복적으로 15~20분 정도 지속적으로 우는 이러한 통증의 표현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잦은 빈도를 보일 수 있다.
● 장중첩증의 원인은 무엇일까?
소아 장중첩증은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감기나 장염의 요인이 되는 바이러스 감염이나 여러 종류의 종양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어떤 아이들에서 많이 발생하는가?
3개월~6세 소아에서 발생하며 1세 이하에서 가장 흔하다. 여아 보다는 남아가 더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선천성 질환의 하나인 장회전이상증을 가진 아이들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한번 장중첩증을 앓았던 아이들은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장중첩증이 생길 확률이 더 높다.
● 치료가 지체되었을 때의 합병증은?
장중첩증을 방치하면 장으로 가는 혈류가 차단되어 장이 괴사하거나 장천공이 유발되어 복막염과 패혈증을 일으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복막염은 복통, 복부팽만, 발열, 소변양의 감소 등의 증상을 야기하고 결국 아이는 쇼크에 빠지게 되는데 이 경우 사지가 차고 창백해지며, 맥박이 약해지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 눈에 초점이 없고 쳐지는 증상이 있다. 이런 경우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만 하며 약국에서 어설프게 약을 지어먹으면서 병원에 오는 시간을 지연시키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할까?
장중첩증이 의심되면 복통의 시기와 양상, 동반증상의 유무, 대변에 피가 나오는지의 유무, 복부에 만져지는 종괴가 있는지 등을 확인하고 피검사, 소변검사, 복부 엑스레이 촬영, 그리고 초음파나 CT검사 등을 시행한다. 장중첩증으로 진단되면 먼저 탈수로 인한 쇼크를 예방하기 위해 정맥을 통한 수액요법과 막힌 장을 감압시킬 비위관을 삽입한다. 장중첩증의 초기 치료는 영상의학과에서 항문으로 공기, 물, 혹은 바륨을 일정 압력을 주어 주입하고 그 상황을 초음파나 엑스레이로 확인하여 말려들어간 장이 제 위치로 들어가는지 확인한다. 비교적 초기에 병원을 방문하는 환아나, 장에 특별한 병이 없는 대부분의 소아들은 이렇게 치료될 수 있다. 관장으로 교정이 되지 않는 경우는 수술이 고려된다. 전통적으로 장중첩증의 수술은 개복하여 손으로 말려들어간 장을 되돌려 주었으나 최근 동산병원 소아외과에서는 복강경 수술로도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소아 장중첩증은 원인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따라서 아이들을 관찰하고 이러한 질환이 의심될 때 소아과 및 소아외과를 갖추고 있는 병원을 빨리 찾아 진료를 받는 길이 최선이다.
● 정은영 교수 / 소아외과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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