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정도 심하지 않으면 약물치료로 충분해
심하면 판막성형술이나 판막치환술로 수술
심장은 하루에 10만번 이상을 박동하는 우리 인체 내의 가장 다이나믹한 기관으로 우리가 일을 할 때나 잠을 잘 때에도 쉬지 않고 우리 몸에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장기이다.
심장판막에는 전신에서 산소를 공급하고 심장으로 다시 돌아와서 혈액에 산소를 붙이기 위하여 폐로 들어가는 우측심장에 삼첨판막과 폐동맥판막이 있고, 폐에서 산소를 공급 받은 붉은 혈액을 다시 전신으로 보내는 죄측 심장에 승모판막 및 대동맥판막이 있다.
▶ 심장판막질환이란
심장판막들은 심장의 박동에 따라 혈액이 흐를 때 열리고 혈액이 흐른 뒤에는 닫혀서 혈액이 한 방향으로 흐르도록 한다. 그런데 판막이 여러 원인에 의해 좁아지거나 잘 닫히지 않아 혈류 흐름에 방해가 생기고 우리 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양이 감소하여 호흡곤란과 결국 심장에 부담을 가져오게 하는데, 이를 심장판막질환이라 한다.
우리나라 판막질환의 추세를 보면 과거 20〜30년 전에는 류마티스 열후에 발생하는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이 많았으나, 지금은 인구의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퇴행성 심장판막 환자도 따라서 증가하고 있다.
▶ 심장판막질환의 증상 & 진단
심장판막질환의 가장 흔한 증상은 호흡곤란이다. 즉 언덕이나 계단을 오를 때 숨이 차다. 심장판막질환이 서서히 진행될 경우는, 초기에는 증상이 경미하게 시작하여 수개월 혹은 수년이 지난 다음에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급성 판막폐쇄부전과 같은 판막질환은 판막을 지지하는 구조물이 갑자기 파열되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작스럽게 호흡곤란이 생겨 심한 경우는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중환자실로 입원하여 응급수술을 받기도 한다.
또한 심장판막에 감염이 원인으로 발생하는 심내막염은 고열과 동반하여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심장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증상을 심부전 증상이라고 하며 심부전 증상에는 호흡곤란 이외에 가슴 통증, 가슴 두근거림, 하지부종 및 전신부종, 전신 허약감, 부종으로 인한 체중 증가 등이 있다.
신체검사를 통해 심장에서 잡음이 있을 경우, 가슴 X-선 검사상 심장의 크기가 커졌다거나 폐에 물이 찬 경우 심장병을 의심할 수도 있다. 이는 심전도검사를 통해 부정맥이나 심장 비대 소견을 보일 때 추측할 수 있으며, 특히 심장 초음파검사를 시행하면 가장 정확히 심장판막 이상을 확인할 수 있다.
▶ 심장판막질환의 치료
심장판막질환이라고 해서 모두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판막의 협착이나 폐쇄부전 정도가 심하지 않고 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만으로 충분하지만, 판막의 기능부전 정도가 심하거나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심부전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심장판막 수술은 크게 나누어 환자 본인의 판막을 수선하여 다시 사용하는 판막성형술과 인공판막으로 교체하는 판막치환술의 두가지 방법이 있다.
판막성형술
판막성형술은 환자의 변형된 판막조직을 제거하지 않고 수선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판막이 열리는 면적이 좁은 판막협착의 경우에는 좁은 부위를 절개하여 판막이 제대로 열리도록 시도할 수 있다. 폐쇄부전의 경우에도 변형된 판막의 모양을 교정하거나 판막링과 같은 것을 사용하여 판막을 보강해 줌으로써 혈액이 역류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인공판막치환술에 따른 갖가지 문제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모든 판막질환에 다 적용될 수는 없어 선택된 환자에서만 시행되고, 수술 후에도 다시 판막질환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다.
판막치환술
판막질환이 진행되어 판막병변이 심한 경우에는 판막수선술 자체가 기술적으로 어렵고 그 결과 또한 만족할만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심하게 손상된 판막은 떼어내고 원래의 위치에 새로운 인공 심장판막을 심어주는 판막치환술을 시행한다. 인공판막은 크게 금속재질로 만들어진 기계판막과 다른 동물의 판막이나 심낭을 이용하여 만든 조직판막의 두 종류가 있다.
조직판막은 동물의 판막을 특수처리하거나 심낭을 판막으로 만든 것으로, 기계판막에 비해 혈전 형성의 위험도가 낮아 수술 후 일정기간이 경과한 다음에는 항응고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장점이지만 판막의 수명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기계판막은 견고하여 내구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지만 이물질이기 때문에 혈전을 형성하기 쉬워 수술 후에 항응고제를 평생 복용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수술시기, 어떤 판막 수술을 받을 것인지, 치환시 어떤 종류의 인공판막을 사용할 것인지 등에 대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며 통상적으로 젊은 환자에서는 기계판막이, 고령의 환자에서는 조직판막이 많이 사용된다.
▶ 심장판막과 부정맥
심장판막 수술환자의 상당수가 부정맥 특히 심방세동이라는 심장 잔뜰림현상을 가지고 있다. 심방세동은 뇌졸중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부정맥이다. 보통 심장판막 수술 환자의 40〜60%에서 심방세동이 동반된다. 심지어 어떤 환자는 뇌졸중으로 응급실을 방문하여 뇌졸중의 원인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심방세동이 발견되기도 한다.
또한 심장판막 환자가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기능에도 영향을 미쳐 심장기능이 빨리 나빠지는 원인이기도 하다. 보통 심방세동이 발생하면 심장기능의 15〜20% 정도가 감소하며, 심하면 심장기능이 급작스레 나빠져 응급실을 방문하기도 한다.
심장판막 환자와 동반된 부정맥의 원인으로는 심장질환이 장기간 만성적으로 지속되어 심방이 커져서 발생하는 경우가 가장 흔하며 심방세동이 있는 환자는 심장판막증이 오래되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 부정맥의 치료
만성적인 심방세동의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메이즈(maze) 술식이다. 이는 심장의 전기신호를 정확하게 전달해 주도록 하는 수술이며, 메이즈 수술 후 심방세동 환자들의 정상적인 심장박동 회복률은 80% 정도로 보고되고 있다.
메이즈 수술은 심방세동 환자에서 발생할 수 있는 뇌졸중의 위험률을 70% 정도 줄여준다고 알려져 있다.
심방세동에서 뇌졸중 예방을 위하여 복용하는 항응고 약물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심방세동이 없어지면 심장기능 향상에도 기여하여 심부전 치료에 도움이 된다.
▶ 최소절개 심장판막 수술
심장 수술로 인한 가슴에 흉터를 줄이기 위하여 일부에서는 피부절개를 적게 하고 수술을 시행하거나 피부절개를 가슴의 정중앙이 아닌 우측 가슴을 통하여 심장수술을 시행하는 피부미용학적인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 나찬영 교수 / 흉부외과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 상담 및 문의 : (053)250-7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