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알코올성 지방간 심혈관계질환 일으킬 수 있어
비만, 당뇨, 고지혈증 등 대사성증후군 환자 특히 조심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의미있는 알코올 섭취가 없으나 알코올성 간질환과 비슷한 간조직 소견을 보이는 질환이다. 간세포에 과도한 지방 축적만 있는 단순지방증으로부터 간세포 염증과 괴사 및 섬유화를 동반하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및 더욱 진행한 형태인 간경변증을 포함한다.
최근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인슐린 저항성, 비만, 고혈압, 제2형 당뇨병, 지질대사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대사성 증후군’이 간에 나타나는 형태로 보고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서구에서 가장 흔한 만성 간질환의 원인으로 전체 인구의 약 20~30%가 되며, 우리나라의 한 연구에서도 일반 성인의 18%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였다.
대부분은 섬유화가 거의 없는 단순지방증으로 임상경과가 양호하나, 환자 중 정상 체형에서는 약 2〜3%, 비만에서는 약 20%까지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으로 진행되었다. 더구나 이들 비알코올성 지방간염 환자 중 약 9〜25%에서 간경변증으로 진행할 수 있어, 최근에는 원인 미상 간경변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다. 일단 간경변증으로 진행하면 다른 원인의 간경변증과 같이 간세포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10년 이후 30〜40%에서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은 흔히 접할 수 있는 중요한 질환이지만 그 심각성이 간과되기 쉽다. 초음파검사나 전산화 단층촬영(CT)으로 지방증을 진단할 수는 있으나 확진을 하려면 간조직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단순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염을 감별하는데 필수적이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할 가능성이 많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성 증후군을 가진 환자는 간기능 검사와 복부 초음파 검사를 시행하여 확인을 하는 것이 좋다. 특히 혈액 검사 상 간기능 이상이 관찰되거나 혹은, 복부 초음파상 지방간의 소견을 보이면 간섬유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는 비침습적인 검사가 우선 고려되며, 두 가지 소견을 모두 보이는 경우는 간조직 검사를 먼저 고려할 수 있다.
현재까지 비알코성 지방간 치료에 명백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약물은 없으며, 식이조절이나 운동을 통한 체중감량이 가장 중요하다.
체중감량은 지방조직, 근육에서 인슐린 감수성을 증가시켜 간내 유리지방산의 유입을 줄이며 새로운 지방산 생산을 억제하여 지방의 축적을 줄이고 간기능을 호전시킨다. 체중감량은 6개월 동안 치료 시작 당시 체중의 10% 감량을 목표로 한다. 연구에 따라 3〜10%의 체중을 줄이면 간내 중성지방의 감소와 간조직 검사 상 간내 염증 및 섬유화를 감소시킨다. 하지만 너무 짧은 기간에 많은 양의 체중감량은 오히려 간내 염증이나 섬유화를 증가시킬 수 있으므로 주의하여야 한다. 일반적으로 평소 섭취량에서 하루 500〜1000 칼로리를 줄이거나, 비만인 남자의 경우 하루에 1200〜1600 칼로리, 여자는 1000〜1200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한다.
운동은 일반적으로 최대 심박수의 60〜70% 정도에 도달할 수 있는 강도로 주 당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권장한다.
그러나 식이조절 없이 운동만으로 체중감량을 하기는 어렵다. 단순 지방간 및 지방간염은 치료가 가능한 만성 질환이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간경변으로 진행하여 간암 및 다른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 자체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킬 수 있고, 대사증후군의 결과인 동시에 원인이 되어 여러 내과적 질환을 가져오기도 한다. 따라서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의심될 때에는 적극적인 진단을 통해 환자 상태를 평가하고, 다양한 치료전략이 필요하다.
● 장병국 교수 / 소화기내과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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