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세계 지도 책에서나 보던 화산대 같은 긴 띠 모양의 피부발진을 보이며 병원을 찾는 어르신들이 많아졌다. 몸 속에 잠복한 바이러스가 만든 피부 화산대와 통증 화산들. 지독한 이 통증, 말끔히 없앨 수는 없을까.
글 정기양 교수(피부과) | 포토그래퍼 최재인 | 스타일링 최혜민
나이 드신 분들에게 많이 피곤한 일이 있거나 몸의 면역력을 저하시키는 병이 있을 때 몸 한쪽에 통증을 동반한 피부발진이 수포 형태로 발생한다. 이때 발생하는 통증과 수포는 특정 신경의 분포를 따라 긴 띠 모양으로 생기는데 이를 대상포진이라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2007년 375,960명이던 대상포진 환자는 2011년 529,598명으로 늘어 5년 사이 40.8%가 증가했다. 또한 2011년에는 환자 수가 전년 대비 9.5% 증가하면서 급격한 증가율을 보여주었다. 이에 따라 총 진료비도 312억 원(2007년)에서 504억 원(2011년)으로 증가해 대상포진 환자가 계속 늘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면역력 떨어지면 불쑥 찾아오는 불청객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어릴 때 수두를 일으킨 바이러스와 동일하다. 어릴 때 앓았던 수두가 가라앉으면 바이러스는 완전히 없어지지 않고 신경을 따라 신경뿌리 쪽으로 이동해 그곳에 잠복한다. 그러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재활성화되면서 대상포진을 발생시킨다. 바이러스가 해당 신경에 염증을 먼저 일으키기 때문에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약 4-5일 전부터 특정 신경 분포를 따라 피부에 가려움, 따끔거림과 통증이 발생한다. 발생 부위가 머리나 얼굴인 경우에는 심한 두통도 동반할 수 있다.
피부발진은 처음에는 구진으로 생기지만, 보통 하루 만에 물집으로 변한다. 보통 피곤한 일이 있은 후 통증이 먼저 생기고 나중에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때문에, 무리한 후 발생하는 신경통쯤으로 생각해 파스를 붙였다가 나중에 나타난 피부발진을 파스 부작용으로 생각하고 피부과에 오는 환자들도 있다.
나이 때문에 생기는 면역력 저하는 특히 50세 이후에 현저하게 증가해 대상포진의 약 70%가 50세 이상의 성인에게서 나타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50대의 발병이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이 60대, 40대 순이었다. 대상포진은 과로, 스트레스, 다이어트 등이 주된 원인이며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이것은 50대 이상 여성의 면역력이 폐경 이후 급격하게 떨어지기 때문으로 알려져 있다.
수포 형성 후 빠른 치료가 큰 효과 !
대부분의 대상포진 환자들에게 특징적인 통증과 피부발진이 나타나기 때문에 진단에 별 어려움이 없지만 드물게는 피부발진이 나타나지 않고 통증만 발생할 때도 있다. 이럴 때는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 검사를 통해 진단할 수 있다.
치료는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위한 항바이러스제와 통증을 억제하기 위한 진통제를 적절하게 투여하는 것이다. 수포 형성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면 피부병변의 치유가 촉진되고, 급성통증의 기간을 단축시키며, 포진 후 동통의 발생 빈도를 줄일 수 있다. 급성통증이 심할 때는 전신적인 스테로이드제를 같이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포진 후 동통은 가장 흔하고 고질적인 후유증으로 초기 증세가 심할수록, 환자의 나이가 많을수록 잘 생긴다. 또 60세 이하에서 약 10%, 60세 이상에서 약 40%가 발생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이외에도 대상포진이 얼굴에 분포하는 신경에서 발생할 때는 드물게 시각장애, 청력장애, 안면신경마비 같은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상포진을 예방하려면 면역력을 유지할 수 있는 건강한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건강한 식생활, 적당한 운동과 수면, 정기 검진을 통한 병의 조기 발견 및 치료 등을 통해 면역력을 유지해야 한다. 아울러 체력이 저하되는 고령의 나이라면 무리한 운동이나 일, 여행 등을 피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는 것을 막아야 한다. 하지만 생활습관만으로 완벽한 예방이 어려우므로, 예방백신을 맞으면 보다 확실하게 예방할 수 있다.
출처 : 세브란스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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