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과 제철 반찬이 만드는 쾌변의 기적
부끄럽다고 꼭꼭 숨겨두었다가는 치질 같은 질환으로 고생하기 일쑤다. 규칙적인 식습관과 건강한 자연식 밥상으로 말 못하는 아픔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누리자.
변비는 흔한 소화기 증상이다. 이것은 내분비 질환이나 여러 신경학적 질환 때문에 발생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부적절한 식습관과 불규칙한 배변습관으로 인해 야기된다. 즉 식사를 제대로 챙겨 먹지 않거나, 물을 충분히 마시지 않거나, 배변습관이 불규칙하거나, 운동이 부족하거나, 환경이 변할 때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여성에게는 특히 다이어트, 임신, 월경, 스트레스 등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를 하는 여성의 경우에는 워낙 적은 양을 먹기 때문에 변을 만드는 재료가 부족해서 일어난다.
또한 식습관이 서구화되어 육류를 너무 많이 먹거나, 섬유소가 적은 가공식품이나 간편식을 즐기는 경우에도 변비가 잘 생긴다. 나이가 많거나 비만일수록 장운동이 약해져 변비가 생기기 쉽고, 제산제나 철분제를 복용하는 것도 변비를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유해물질 배출시키고 배변 도와주는 착한 섬유소
변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변이 직장 안에 머물러 있으면 직장벽이 변을 감지하고 변의를 느끼도록 배변 반사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바쁜 일상에 쫓겨 변의를 참으면 직장벽의 지각이 둔화되어 변의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일정한 시간에 대변을 보는 습관이 생기도록 유도하는 것이 필요하며, 가급적 아침식사 후 배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변비 환자가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은 식사 때 섬유소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다. 섬유소는 사람의 소화효소로 분해되지 않는 성분이어서 섭취 후 대장으로 보내져 다른 물질들과 함께 대변을 형성한다. 이때 섬유소의 역할은 물을 흡수해 부피를 증가시키고 배변이 잘되도록 돕는 것이다.
섬유소는 물에 녹는 성질에 따라 불용성 섬유소와 수용성 섬유소 두 종류로 나뉜다. 첫째, 불용성 섬유소는 배변량을 늘리고 배변 속도를 빠르게 해서 발암물질 등 유해물질을 흡착할 뿐만 아니라 장점막과 접촉하는 시간을 단축시킨다. 이것은 주로 곡류(통밀) 및 채소, 과일 껍질, 종실류 등에 함유되어 있다. 둘째, 수용성 섬유소는 음식의 소화 흡수를 지연시켜서 당 흡수 속도를 늦추며,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낮추고, 정장 효과를 나타낸다. 수용성 섬유소는 보리, 콩, 완두, 감자, 해조류 등에 들어 있다. 그러므로 섬유소 섭취를 늘리려면 쌀밥 대신 보리, 현미 등의 잡곡을, 매끼 반찬은 충분한 채소나 해조류를, 통조림 과일이나 주스보다는 생과일을 먹어야 한다. 단, 섬유소를 지나치게 섭취하면 체내에서 철, 칼슘 등의 이용률이 낮아지는 점을 주의하도록 한다.
가공식품 멀리하고 제철 반찬 즐겨 먹기
섬유소 섭취량은 서서히 늘리는 것이 좋다. 소화기관에 섬유소 섭취로 인해 발생하는 장내 세균 증가, 가스 생성 등 여러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섬유소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면 복부 팽만감 같은 증상이 심해질 수 있으므로, 섬유소와 함께 반드시 수분을 넉넉하게 섭취해야 한다. 수분이 부족할 경우, 대장에서 수분과 염분을 흡수하는 양이 늘어나 오히려 대변이 딱딱해지고 대변량이 감소한다. 따라서 하루에 8잔 이상 물을 마시도록 한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아침을 거르지 않고 1일 3회 규칙적이며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인스턴트나 탄산음료 등 가공식품 섭취하는 것을 최소로 해야 한다.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운동을 도와주고 심리 치료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적당히 휴식하는 것도 필요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은 곳곳에서 돋아나는 풍성한 봄나물을 우리에게 선물로 준다. 봄동, 냉이, 달래, 씀바귀, 돌미나리, 쑥, 두릅 등 입맛을 돌게 하는 각종 봄나물을 밥상에 부지런히 올리자. 제철 반찬을 챙겨 먹는 것만으로도 비타민, 무기질 섭취와 함께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
섬유소 섭취를 늘리려면 매끼 쌀밥 대신에 보리, 현미 등의 잡곡을, 반찬은 채소나 해조류를, 통조림 과일이나 주스보다는 생과일을 먹어야 한다.
출처:세브란스병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