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통증 환자의 희망, 척수신경자극술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도 듣지 않는 만성통증 치료
질병을 가진 사람은 병원에 가면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내고 완전히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만성통증 질환들은 원인이 무엇이든 환자는 지속되는 통증으로 삶의 질이 떨어지고 가족과 사회로부터 고립되며 눈에 보이지 않는 통증으로 몇 번이고 죽음을 생각하는 지경에까지 이른다.
실제로 만성통증 환자는 고령화 등으로 2030년 이후 현재의 두 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통증은 매우 주관적이기 때문에 환자의 가족이나 의사가 환자를 이해하고 최적의 치료를 하는 것이 어려우므로 통증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의사의 요구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만성통증 환자 중에는 목이나 허리 부위의 척추 수술 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혈행장애에 의한 손, 발의 통증 및 괴사, 대상포진 후 신경통, 암성통증, 신경손상 후의 통증 등과 같이 원인을 알고 치료를 해도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만성통증 중의 이러한 질환들은 다양한 약물복용과 주사요법 등에도 여전히 반응하지 않고 환자가 죽고 싶다는 생각만 들게 한다.
최근 통증클리닉을 찾은 30세 김모씨는 트럭 위에서 짐을 옮기다 뒤로 넘어져 병원에서 요추 추간판탈출증(일명 허리디스크)을 진단받았다. 하지 통증이 너무 심해 수술을 받았으나 통증은 여전히 지속되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수술 후 진통제 주사와 약을 복용하였으나 통증은 줄어들지 않았고 2차 수술 역시 통증이 줄어들 가능성이 희박하여 보류되었다.
그러나 김모씨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할 정도로 매우 고통스런 상태였다. 이에 통증클리닉에서는 척수신경자극술을 시행하였다. 시험적 자극을 준 1주일 동안 하지 통증이 현저히 감소되어 누워서 잠을 잘 수 있고 어느 정도의 보행이 가능해져 영구적 시술을 하였다. 김모씨는 결과에 만족해했으며, 퇴원하여 자가운동요법으로 사회생활과 직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김모씨의 경우처럼 의사들조차 무기력하게 만드는 일부 만성통증 환자들에게 최근 시도되고 있는 척수신경자극술은 환자와 의사에게 희망을 심어주는 새로운 치료법이다.
우리 몸이 통증을 느끼는 것은 아프다는 자극이 척수를 통해 뇌까지 전달되기 때문이다. 척수신경자극술은 이렇듯 아픈 자극과 아픈 자극을 억제해주는 신경이 지나가는 척수 부위에 일정한 전기 자극을 주어 통증전달체계를 조정함으로써 통증의 조절을 가능하게 한다.
척수신경자극술의 시술방법은 척추뼈 안을 지나는 척수쪽으로 척수를 싸고 있는 막 뒤에 2mm 정도 크기의 전극을 삽입하고 환자의 통증 조절에 맞는 전류를 선택하여 하루에 수차례씩 전기 자극을 주는 것이다. 시험적으로 일주일 정도 시행하고 결과에 만족할 경우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기계를 몸 안에 장착하여 지속적인 전류를 보내준다.
우리 몸에 약간의 전류 흐름을 바꾸는 것으로 강력한 마약성 진통제로도 치료되지 않던 통증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것은 만성통증치료에 있어 희망이다. 이러한 치료법은 온몸의 혈류증강효과가 크기 때문에 혈행성장애를 가진 질환(버거스씨병, 레이노이드병 등)에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 김세영 교수 / 마취통증의학과 통증치료실 / 계명대학교 동산의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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