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즐기는 여름이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뜻하지 않게 많은 사건, 사고들의 주연이 될 가능성이 높아 늘 주의를 기울여 행동해야 한다.
▶ 몸은 시원하게 먹는 것은 따뜻하게
여름에는 각종 세균들이 증식하기 쉽다. 때문에 따뜻한 음식을 먹는 것이 현명하다. 조리기구는 자주 소독하고, 음식은 오래 두지 말고 찝찝하면 과감히 버려야 한다. 식중독의 주증상은 갑작스런 복통과 구토, 설사 등과 심한 탈수다. 노인이나 어린이는 이러한 증상만으로도 위험할 수 있으므로 빨리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 에너지 절약은 나라사랑, 자기사랑
여름철 실내와 바깥 온도가 10℃ 이상 차이 나면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적당한 정도를 넘어서면 병으로 진행된다. 그러므로 에너지를 아끼는 것(실내온도를 바깥보다 5℃ 이하로 낮게)은 국가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을 지키는 것이다.
▶ 물놀이 사고
계곡물은 아주 차갑다. 물속에서는 대기보다 30배 가량 빨리 체온이 소실되며, 특히 음주 후에는 물 가까이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물에서 구조된 환자는 대부분 저체온 상태여서 여러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 심장에 부정맥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젖은 옷을 벗기고 담요로 최대한 온도를 올려주어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음료를 먹이고 응급실로 신속히 데리고 간다. 배를 눌러서 물을 빼내려는 행위는 오히려 위험하므로 절대 하면 안된다.
▶ 뱀에 물린 경우
뱀에 물린 환자들이 7∼8월에 많은 것은 뱀과 사람 모두 가장 활동적인 시기이기 때문이다. 가벼운 경우는 물린 부위가 붓거나 통증이 있고, 심하면 구토와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눈 주위 근육에 영향을 주어 물체가 겹쳐 보이기도 한다. 최대한 빨리 항 뱀독소치료를 할 수 있는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상처 부위는 비눗물로 조심스럽게 씻어주되 문지르지는 않는다. 물린 부위의 약 10cm 위쪽을 폭넓은 탄력붕대나 천으로 손가락 하나 들어갈 정도로 느슨하게 감아준다. 물린 부위는 심장보다 아래쪽으로 두며, 물린 부위를 얼음물에 담그거나 입으로 빨아내는 행위, 상처 부위를 칼로 절개하는 행위는 오히려 후유증을 남길 수 있으므로 해서는 안 된다.
▶ 벌에 쏘인 경우
가볍게는 물린 부위가 아프면서 벌겋게 붓고 간질간질한 정도(국소증상)지만 두통이나 발열, 어지러움, 오심, 구토, 복통 등의 전신증상이 나타날 수가 있고 심하면 기도폐쇄, 쇼크 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벌침이 박혀 있으면 핀셋으로 빼지 말고 신용카드 등으로 밀어내듯이 제거해야 한다. 그런 후 비눗물로 깨끗이 씻고 얼음주머니를 수건으로 싸서 주기적으로 대주면 통증과 부종을 줄여 주고 독의 흡수도 지연시킬 수 있다. 처음에는 가볍게 보여도 수분 또는 수시간 이내에 상태가 악화될 수 있으므로 증세가 악화되면 반드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 팔 다리 외상
야외활동을 하다가 삐거나 찢어지거나 골절을 하는 경우가 많다.
손상 초기에는 얼음주머니로 출혈, 부종, 통증 등을 감소시킨다. 뜨거운 찜질은 통증과 병의 경과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찢어진 상처에는 소독거즈나 깨끗한 천으로 드레싱 하되 된장이나 기타 민간처방은 절대 안 된다. 변형된 사지를 억지로 펴려 해서는 안 되며 나무나 우산, 베개 등 길쭉한 것을 이용해서 의심되는 부위를 고정해 병원으로 이송한다.
▶ 열손상
여름철 충분한 준비 없이 이열치열 활동하면 다리에 쥐가 나고(열경련), 어지럽고 몽롱하게 더위를 먹고(열탈진), 방치하면 40℃ 이상 고열과 혼수상태가 되는 열사병으로 진행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하루 중 시원한 시간에 작업이나 운동을 하고, 느슨한 옷을 입고 수분섭취(전해질 음료)를 자주 하며 술은 절제하고 직사광선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일단 증상이 시작되면 옷을 벗기고 시원한 바람을 일으켜 주고 미지근한 물을 몸 여기저기 뿌려 준다. 얼음주머니를 목, 겨드랑이에 끼워 체온을 떨어뜨리면서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이송한다. 이때 장시간 물수건으로 덮거나 해열제를 먹여서는 안 된다.
▶ 밀폐된 장소에서의 작업
환기가 잘 안 되는 비좁은 곳에서 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는 사고를 흔히 접한다. 여름엔 각종 미생물 증식이 활발하고, 일산화탄소와 황화수소와 같은 유독물질 발생과 산소 부족 등으로 치명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작업 시에는 반드시 방독면이나 특수마스크를 쓰고, 한 번 작업을 10분 이내로 하고, 5분 정도는 휴식하며, 작업장을 충분히 환기시켜 주는 등 철저한 감시와 관리가 필요하다.
● 최우익 교수 / 응급의학과 / 동산의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