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척추에는 “만곡(curve)”이 있습니다. “만곡”이란 “휘어져 있는 상태” 또는 “굽은 상태”를 뜻합니다. 팔이나 다리가 심하게 휘어 있다면 비정상적인 상태이지만, 척추에서는 만곡이 반드시 비정상적인 것은 아닙니다. 척추의 만곡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정상적인 만곡과, 정상인에서는 볼 수 없는 비정상적인 만곡의 두 종류가 있기 때문입니다. 서 있는 사람을 앞에서 쳐다 보면, 척추는 일자로 똑바로 서 있어 머리가 몸의 중심에 위치하게 됩니다. 그러나 사람을 앞에서 쳐다 보았을 때 일자가 아니고 옆으로 휘어 있는 경우, 사람을 옆에서 쳐다 보았을 때 정상적으로 관찰되는 세 개의 만곡에 문제가 생긴 경우(만곡이 너무 커지거나 작아진 경우)는 비정상적인 만곡으로서 이를 “척추 변형”이라고 부릅니다.
“척추측만증(scoliosis)”은 위의 두 가지 유형 가운데 첫 번째 유형에 속하는 대표적인 척추 변형의 하나입니다.
[척추측만증의 분류]
측만증은 관점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척추가 옆으로 휜 것이 일시적인 변화인지, 영구적인 변화인지 하는 관점에서 분류하는 것입니다. 척추가 일시적으로 휜 상태는 “비구조성 측만증”이라고 부르는데 다리 길이의 차이 또는 허리 디스크에 의한 통증 등의 원인으로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 없이 일시적으로 옆으로 휜 상태를 말합니다.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할 경우 척추는 똑바로 펴지게 되므로 비구조성 측만증은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라고 할 수 없습니다.
반면에 척추가 영구적으로 휜 상태는 “구조성 측만증”이라고 부르는데, 척추의 구조적인 변화에 의하여 영구적으로 옆으로 휜 상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구조성 측만증만이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라는 사실입니다.
비구조성 측만증과 구조성 측만증의 가장 큰 차이점은 척추뼈가 비정상적으로 회전되어 있는가 아닌가 하는 점에 있습니다. 구조성 측만증에서는 척추뼈가 회전되어 있는 반면에 비구조성 측만증에서는 척추뼈가 회전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것은 엑스레이 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A. 비구조성 척추측만증(진정한 의미의 측만증이 아님) : 심한 허리디스크, 다리길이의 차이
B. 구조성 척추측만증 (진정한 의미의 측만증)
1. 특발성 : 원인을 밝히지 못하는 측만증
2. 선천성 : 태어날때 척추병에 기형이 있어 생기는 측만증
3. 신경근육성 : 신경 질환이나 근육 질환에 의하여 생기는 측만증
4. 기타질환 : Marfan(말판)증후군, 신경성유종증, 골형성부전증 등의 질환에 동반되는 측만증
위와 같이 측만증에는 여러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유형은 특발성 측만증(idiopathic scoliosis)으로 전체 측만증 환자의 85-90%를 차지합니다. “특발성”이라는 단어의 뜻은 “원인을 잘 모른다”는 뜻입니다. 특발성 측만증 환자에서 척추가 휜 원인을 밝히기 위하여 과거 수 십 년간 연구를 진행해 왔고 지금도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그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선천성 측만증(congenital scoliosis)은 태어날 때 척추뼈가 기형적으로 잘못 생겨서 나타나는 측만증입니다. 엑스레이 검사를 하면 척추뼈의 기형을 비교적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발견되면 4-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기형이 단시간 내에 빨리 증가한다고 판단되면 서둘러 수술적 치료를 해야 합니다.
척추측만증이 발견되는 계기는 주로 체형의 이상 때문입니다. 거울을 보다가 자신의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거나 유방의 크기가 서로 다른 것을 보고 발견하기도 하고, 등, 허리의 한쪽이 다른 쪽보다 더 튀어 나온 것을 보고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이 발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처럼 척추측만증 중 가장 흔한 특발성 측만증의 주 증상은 외관상의 이상으로, 통증이 없고 지능이나 운동 능력도 다른 아이들과 다를 바가 없으며 일상 생활에서 크게 불편한 것이 없습니다.
만약 측만증 환자에서 척추가 휜 부위에 통증이 동반된다면 특발성 측만증이 아닌 질병에 의한 측만증을 의심해야 하고 이런 경우에는 정밀 검사를 통하여 통증의 원인이 되는 질환을 찾아야 합니다.
척추측만증의 진단은 환자의 병력에 관한 문진, 척추측만증을 전공한 의사에 의한 진찰, 엑스레이 검사 및 정밀 검사의 과정을 거칩니다. 문진(history taking)은 환자나 보호자와의 대화를 통하여 질병의 양상 및 경과를 알아보는 과정입니다. 측만증의 문진 과정에서 알아 보아야 하는 것은 환자의 성장 상태 입니다. 측만증이 더 진행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현재의 성장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즉, 성장 과정에 있는 환자는 측만증이 계속 커질 가능성이 높은 반면에 성장이 끝난 환자는 진행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입니다.
환자의 성장 상태를 파악한 후 의사가 진찰 중 검사하는 항목은 환자의 체형을 평가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통한 신경 계통의 이상 유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체형을 평가하기 위해서 추가 달린 수선을 이용하여 몸통이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았는지를 알아 봅니다. 또한 환자의 몸통을 앞으로 구부리게 하는 전방 굴곡 검사를 통하여 한쪽 등이나 허리가 비대칭적으로 반대쪽보다 더 튀어나와 있는지를 알아 봅니다. 신경학적 검사중 상지와 하지의 근력, 감각 및 반사 등을 검사하여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MRI 검사와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하여 정확한 원인을 찾아야 하고, 만약 이상 소견이 발견되면 특발성 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붙여서는 안 되며 발견되는 이상 소견에 따라 진단이 달라지게 됩니다.
엑스레이 검사는 측만증의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검사입니다. 측만증의 진단에서 가장 기본적인 것은 과연 이 환자의 척추가 휘었는가 하는 문제, 즉 측만증이 있는가 없는가 하는 점입니다. 또한 측만증이 있다면 얼마나 심한지, 또 어떤 형태의 측만증인지를 엑스레이 검사를 통하여 알 수 있습니다. 엑스레이에서 측만증의 각도를 측정하는 데는 콥(Cobb) 방법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환자가 선 상태에서 척추 전부를 포함하는 전 척추 엑스레이를 촬영하여 측만증의 휜 부분(만곡)의 양쪽 끝에 위치하는 척추뼈(끝척추뼈)에서 평행선을 긋고 각각의 선에서 직각이 되는 선이 이루는 각도(콥 각도, Cobb angle)를 측정하는 것입니다. 콥 각도는 측정하는 사람, 측정 방법에 따라, 그리고 매번 잴 때마다 약 10도 정도의 오차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엑스레이에서 이 측정값이 10도 이하인 경우에는 측만증이라는 진단을 붙일 수가 없습니다.
측만증으로 진단 받은 환자가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는 특이한 치료가 필요 없어서 관찰하는 경우와 치료 받아야 할 환자가 여러 가지 이유로 인하여 치료 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입니다. 치료가 필요할 만큼 만곡의 각도가 큰 경우에 (특히 60-80도 이상의 큰 만곡을 가진 환자에서) 측만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할 경우 다음의 네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 심폐 기능의 장해
- 나이 들어서 생기는 허리 통증
- 정신적인 문제
- 만곡이 점점 더 커지는 문제
특발성 측만증 환자에서 심폐 기능의 장해는 매우 드믈게 나타납니다. 심폐 기능의 장해를 동반하는 척추측만증은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 흉부 만곡이 90도 이상인 경우
- 5세 이전에 심한 측만증이 나타나는 경우
- 흉추부의 정상적인 후만곡이 감소되거나 오히려 전만곡이 되는 경우
이처럼 일반적인 특발성 측만증과 심폐 기능의 장해는 거의 무관하므로 부모님들은 그다지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측만증과 허리 통증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측만증으로 진단받은 학생에서 지금 당장 측만증 때문에 허리 통증이 생길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하여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측만증으로 진단 받은 학생이 수십 년 후 중년이 된 이후에 허리 통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측만증이 없는 중년에 비해서 약 2배의 허리 통증 가능성이 있다라고 대답할 수 있습니다. 또한 측만증이 생긴 부위에 따라서 흉부 만곡인 경우에는 늑골과 한쪽 어깨가 튀어 나와서 외관상으로는 요부 만곡보다 보기 싫지만, 허리 통증이 생길 가능성은 별로 없습니다. 이에 반해서 요부 만곡은 외관상 잘 드러나지 않지만 장차 허리 통증의 가능성이 흉부 만곡 환자에 비해서 훨씬 높습니다.
측만증 환자의 대부분이 감수성이 예민한 10대의 여학생이기 때문에 척추가 휘어 있다는 사실 자체 만으로도 큰 고민거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체형의 문제로 인해서 자신감과 의욕을 잃게 되고 부모님들 또한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측만증의 진행은 성장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측만증의 진행에 관한 원칙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성장기에는 측만증이 계속 커질 수 있다.
- 성장이 끝나면 측만증이 커질 가능성이 훨씬 적어진다.
- 성장이 가장 빠른 시기에 측만증이 커질 위험성이 가장 높다.
- 각도가 큰 만곡일수록 진행을 잘 하는 반면, 각도가 작은 만곡은 진행 위험성이 적다.
이처럼 측만증의 진행에는 앞에 기술한 세 가지의 성장과 관련된 요소(성장 요소)와 마지막 한 가지인 만곡과 관련된 요소(만곡 요소)가 관여합니다.
성장 요소에 의한 측만증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성장 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성장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들로는
- 나이
- 2차 성징 (성기, 겨드랑이나 성기 주변 체모의 발육, 여학생의 경우 유방의 발달, 생리를 시작한 나이)
- 엑스레이 검사 상 손목, 골반뼈, 척추뼈의 골 연령 등이 있습니다.
즉, 나이가 많거나 이차 성징이 일찍 나타났고, 골 연령이 높다면 남아 있는 성장 기간이 짧기 때문에 측만증이 진행할 가능성이 낮고, 나이가 어리거나 이차 성징이 늦게 나타났고, 골 연령이 낮다면 남아 있는 성장 기간이 길기 때문에 측만증이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만곡 요소에 의한 측만증의 진행 정도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만곡의 크기와 주만곡 및 구조적 만곡의 위치 및 갯수를 파악해야 합니다. 즉, 현재 크기가 큰 만곡이 진행 가능성이 높고, 이중 만곡이 단일 만곡보다 진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처럼 성장 요소와 만곡 요소를 모두 고려하여 향후 만곡의 진행 정도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만곡의 크기가 크고 이중 만곡이며 성장이 많이 남아 있다면 측만증의 진행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고, 만곡의 크기가 작고 성장이 거의 끝났다면 진행하지 않을 것이므로 특별한 치료 없이 관찰해도 될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성장이 끝난 후에도 적지 않은 환자에서 (전체 환자의 약 70%) 만곡이 1년에 1-2도씩 계속 커진다고 합니다.
특히 흉부 만곡이 50도 이상이거나, 요부 만곡이 30도 이상인 경우 만곡은 계속 커질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만곡이 이 정도의 범위에 들 정도로 크다면 성장이 다 끝났다고 하더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보다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측만증으로 진단되었다고 무조건 치료를 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치료 방법을 결정하기에 앞서 치료를 꼭 해야 하는지 결정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측만증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관찰(observation)”, “보조기 착용”, “수술적 치료”의 세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만약 치료를 하기로 결정하였다면 이 세 가지 가운데 한 가지 방법을 선택해야 합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전기 자극(electrical stimulation)” 방법이 사용되었으나 현재는 효과가 없다고 입증되어 거의 사용되지 않습니다. 다양한 체조를 하는 “운동 치료(exercise)”는 척추를 유연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될 수 있는 보조적인 방법이지만 측만증의 근본적인 치료 방법은 아닙니다. 또 교정 치료는 치료 효과가 객관적,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치료 방법입니다.
[측만증 치료 목표]
만곡이 크지 않은 환자(40도 미만)에서는 만곡이 더 이상 커지는 것을 예방하고(보조기 치료) 만곡이 큰 환자(45-50도 이상)에서는 만곡을 작게 만들어 주는(수술적 치료) 것입니다.
이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환자의 외관(cosmesis)을 좋게 하고, 심폐 기능을 호전시키며, 요통을 예방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환자나 부모님들이 원하는 치료 목표는 “옆으로 휜 척추를 곧게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휘어진 척추를 원상태로 만드는 유일한 방법은 수술을 하는 것인데, 쉽게 해 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아니기 때문에 40도 미만의 만곡을 가진 환자들의 치료 목표는 “만곡이 점점 더 커지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잡는 것입니다. 이를 위하여 보조기를 착용하기도 하고, 정기적으로 관찰을 하기도 합니다.
관찰(observation)은 3-6개월마다 환자를 정기적으로 추시(follow up)하는 것으로, 어느 질병에서나 마찬가지로 측만증에서도 중요한 치료 방법의 하나입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관찰한다고 해서 환자를 “방치”하는 것으로 생각하여서는 안 됩니다. 보통 20-40도 사이의 만곡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는 만곡이 더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보조기 치료를 하게 되지만, 환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사춘기의 예민한 여학생들에게는 답답한 보조기 착용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20도 미만의 만곡에서는 보조기를 착용시키지 않고 관찰만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더 이상 만곡이 커지지만 않는다면 그냥 받아들여도 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관찰”과 “방치”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만약 관찰하는 과정에서 각도가 커지면 보조기 또는 수술적 치료로 전환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어떤 경우에 관찰하는 것인지에 대해서 성장 과정에 있는 환자와 성장이 끝난 환자의 두 부류로 나누어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습니다.
- 성장 과정에 있는 환자에서 20도 미만의 만곡 : 정기적으로 진찰하면서 만곡이 더 이상 커지지 않나 지켜보게 됩니다.
- 성장이 끝난 환자에서 40도 미만의 만곡 : 보조기 치료의 대상도 되지 않고 수술의 대상도 되지 않습니다. 관찰 과정에서 40도 이상 각도가 커지면 수술을 고려하게 됩니다.
관찰 과정에서 자세, 음식, 운동 등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측만증의 발생과 진행은 이러한 것들과 아무런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평소에 수영이나 척추 체조를 통하여 척추의 유연성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 좋고, 정기적으로 병원에 가서 측만증의 경과를 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만곡이 아주 크지만 않다면 대부분의 환자에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데 지장이 없습니다. 또 2세에게 유전되는 유전병도 아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출처: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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